오늘은 제가 근무하는 병원 곳곳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지하 1층부터 7층까지 엄청난 규모이고 각 공간이 쾌적하고 넓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강남이나 상하이의 대형 성형외과는 번잡하고 답답한 느낌이 드는 데 반해, 이 곳 페이란 치엔시 성형외과는 시원시원한 느낌입니다. 입원실과 수술실은 환자의 프라이버시와 감염 우려로 오늘 촬영을 못했지만 다음에 담아보겠습니다. 각 입원실에 럭셔리의 대명사 다이슨 헤어 드라이기가 있는 것도 멋있지만 입원실 각 화장실마다 비데가 설치되어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상하이의 세계 최대 스타벅스 매장에는 화장실에 있는 손 건조기도 다이슨이어서 놀랐었습니다.)

로비는 엄청난 층고를 자랑합니다. 각 진료실도 그러하여 소리가 공명되어 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직원들의 교육과 회의가 있는 공간등 무엇하나 부족함 없습니다. 제 특기가 오지랖 부리기이고 취미가 머리속으로 병원 인테리어 하기라 이 병원에 대해서도 제가 지적질을 하고 싶었으나 별로 그럴 게 없습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하드웨어의 문제도 아니고 이 병원만의 문제도 아닌데 병원내 담배는 삼가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환자들이 수술이후에도 병원내서 담배를 피우는 일이 많은데 이런 분위기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페이란 치엔시의 화려한 모습과 함께 어제 본 엄청난 규모의 안과병원도 떠올랐습니다. 저는 가끔 중국이 더 자본주의 국가 같고 한국이 더 사회주의 국가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그러합니다. 최근 아산병원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하여 제 의대 동기 방재승 교수의 글이 오늘 뉴스에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저는 재승이가 의대생활을 어떻게 하였으며, 어떤 의사인지를 알기에 그를 존경합니다. 저도 그처럼, 많은 대부분의 의사들처럼 장차 한국 의료의 미래가 걱정됩니다. 다만 저나 또다른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런 안타까운 일 앞에서도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낌과 동시에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여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무기력해집니다. 재승이도 그걸 알테지만 잠깐 용기를 짜낸 것일거구요. 가끔 연락을 해도 이게 정말 제가 의대생때 생각했던 의대교수의 삶인가 싶을 정도로 바쁜 그인걸 알기에 그를 마음으로라도 지지하는 시간을 잠깐이나마 가졌습니다. 어디건, 어떤 방식이건 환자도 불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의사도 좀 더 행복해지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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