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창사 고층 빌딩에 큰 불이 났습니다. 제가 창사에 있다는 것을 아는 지인들이 저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저도 뉴스로만 보았습니다. 저는 중학생때, 진주 현대독서실에서 자고 있다가 옆 성당에 불이 나서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불의 무서움을 바로 눈앞에서 목격하였습니다. 그래서 뉴스로 본 창사의 화재라면 재난처럼 보여 걱정이 되었습니다. 한국 뉴스 댓글에는 화재의 참상을 속였을 거라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직접 방문해 보았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정말 앞쪽만 화재가 있었던 듯 하고 실제로 인명피해는 없었을 듯 합니다.

안도를 하고, 물을 가까이 하고 싶어 수족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창사의 수족관은 놀이시설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른 큰 수족관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다른 놀이시설들과 같이 있어 돌고래 쇼등 다른 공연들이 볼거리였습니다. 한국에선 이런 쇼가 없어져가는 추세라 저도 마음이 불편하였으나, 본경기에 앞서 혼자 열심히 연습하는 돌고래를 보고 ‘그래도 저런 애도 있구나’ 싶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남의 시선에 비관적인 환경이라도 다 적응의 문제인 듯 합니다.

창사화재로 연락한 지인이 제게 물었습니다. 상해에서 창사로 어떻게 가게 된 것이냐고…… 창사로 올려고 온 것이 아니라 오고 보니 창사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저 돌고래 처럼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으로 표현한 것인데 말하고 보니 그런 느낌과는 사뭇 다르긴 합니다. 아무튼 저는 이 곳 창사에서 잘 지내고 있노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요즘 저런 말장난을 잘 하는 건 최근 자주보는 유튜브 방송 ‘비열한 삼거리’ 의 뭉게 영향입니다. 개그맨으로의 김형인 보다 기획, 연출자 로서의 김형인은 천재 같습니다. ‘비열한 삼거리’의 뭉게와 항아리는 참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비록 그들이 거기서 깡패라도 저도 그들처럼 둥글둥글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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