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에서 40대까지는 추억을 쌓아가고, 그 이후는 추억을 회상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딴 사람들 앞에서 옛날 얘기를 하게 되면 꼰대 소리를 듣는 듯 합니다. 그런 소리를 들어도 옛 기억이 떠오르니 어쩌겠습니까?

오늘도 낮 기온은 37도에 육박하여 멀리, 자연이 아름다운 곳으로 떠나진 못했습니다. 옛날을 떠올릴 수도 있고 시원하기도 한 실내 밀랍인형 박물관 (帷幕开啦星城蜡像馆)을 방문하였습니다. 步步高梅溪新天地 라는 엄청나게 큰 쇼핑센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입구에선 누군지 모르는 두 여인이 맞아주었습니다. 뻘쭘했으나 실내로 들어가니 제가 아는 사람 다 있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최근 돌아가신 엘리자베스 여왕도 환하게 웃어 주었습니다. 빌 게이츠 눈은 실제로 저를 쳐다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약간 무서웠습니다. 톰 크루저 형님의 쳐다보는 눈은 왠지 따뜻했습니다. 덩치를 너무 크게 만든 유시진 대위는 바지를 좀 올려주었으면 싶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어쩌다가 저 자세가 시그니처가 되었는지…… 모르는 분이 전철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 계서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확인하니 인형이었습니다.

익숙한 것엔 반가웠고 새로운 것엔 신기했습니다. 이 거대한 쇼핑센터에도 멋진 서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은 더 추억을 쌓고 싶습니다. 젊은가 봅니다. 오늘도 이렇게 추억을 쌓은 하루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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